인터넷에서 심심찮게 보이는 정보 중 하나는 “콘덴서 마이크는 다이나믹 마이크보다 음질이 뛰어나다” 혹은 “콘덴서 마이크가 무조건 더 좋으니 콘덴서 마이크를 구매해라” 같은 내용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에 대한 내용을 연장해서 좋은 마이크의 기준과 선택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마이크 선택의 기준 : 좋은 마이크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마이크를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스펙 보는법을 모를 뿐더러 좋은 마이크의 기준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혹자는 “남자에게 잘 어울리는 마이크”, “얇은 보컬에 잘 어울리는 마이크” 등의 표현을 써서 마이크를 추천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 마이크를 평가함에 있어 좋은 방향성이 아니다.
사람들이 종종 ‘어떤 목소리 유형에 가장 잘 맞는 마이크’에 대한 질문을 하지만, 이는 주관적이고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특정 마이크가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더 강조되거나 약해질 수 있지만(흔히 색채라고 부르는 것), 이것이 경우에 완벽하게 맞는 것은 아니다.
마이크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투명성’이다. 좋은 마이크는 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며, 원하는 색채나 효과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모든 장비는 최대한 왜곡이 덜 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는 원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녹음하고, 후 처리 과정에서 원하는 색채나 효과를 추가할 수 있다.
사실 목소리에 따라 마이크를 선택하는 것도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보컬의 톤 밸런스는 편곡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로 좋은 마이크의 기준을 좀 더 세부적으로 알아보자.
주파수 응답의 균일성
좋은 마이크라 함은 우선 주파수 응답이 균일해야 할 것이다. 녹음을 할 때 여러번 테이크를 끊어 분할 녹음을 하는것은 아주 흔한 일인데, 이럴 때마다 보컬 음색이 달라진다거나 하는 일이 생긴다면 매우 곤란해진다.
마이크의 주파수 응답 차이는 대체로 다이어프레임의 구조와 관련이 있다. 다이나믹 마이크에서도 가끔 보이지만, 콘덴서 마이크에서 특히 듀얼 다이어프레임 구조를 통해 다양한 지향성(멀티패턴)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보컬 녹음에는 ‘Cardioid’라는 단일 지향성이 주로 활용되지만, 듀얼 다이어프레임은 여러 지향성 제공 이상의 장점이 있다. 마이크와의 거리 변화에 따른 근접효과가 싱글 다이어프레임보다 상당량 개선되어, 녹음 중에 아티스트의 위치나 각도가 조금 바뀌더라도 음색에 큰 차이가 나지 않게 해준다.
모든 단일 지향성 마이크가 싱글 다이어프레임 구조를 가진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AT4047은 단일 지향성을 가지면서도 듀얼 다이어프레임 구조를 활용한다. 그러나 모든 멀티패턴 마이크의는 듀얼 다이어프레임을 사용한다.
주파수 대역폭과 출력 THD
좋은 마이크에서 기대하는 핵심 특성 중 하나는 주파수 대역폭이 넓은 것이다. 이런 마이크는 원음의 손실이 적으며, 더욱 정확한 소리의 재생이 가능하다. 또한, THD(Total Harmonic Distortion) 즉, 왜곡이 낮아야 한다. 왜곡이 적은 마이크는 그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색채를 가진 장비는 투명하게 만들 수 없지만 투명한 장비는 추후에 에디팅을 통해 색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마이크는 밸런스드 출력 방식이다. 언밸런스드 신호를 밸런스드로 바꿔 출력하기 위해 트랜스포머를 거치는 방식과,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트랜스포머를 거치는 마이크의 경우 신호의 리니어리티(선형성)은 보장되지만, 트랜스포머의 품질에 따라 큰 소리에서 THD가 과도하게 개입될 수 있다.
트랜스포머를 거치지 않는 마이크 중 DC coupled out을 사용한 마이크의 경우 DC bias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직류에 가까운” 성분, 즉 저주파 신호까지도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다. 이것은 낮은 Slope의 HPF(Low Cut)으로 적용되어, 저역이 빠지고 고역이 낭창한 소리가 나게된다.
또한, 트랜스포머를 거치지 않는 마이크 중 Tube, Bipolar Junction Transistor를 사용한 Active Buffered Output 마이크의 경우 초고역대가 롤오프 되지만, THD가 유발되지 않는다.
저가형 콘덴서 마이크는… 제발..
이렇게 일반적으로 “좋은 마이크”의 기준을 알아보았다. 첫째는 주파수 응답이 균일해야하고, 둘째는 주파수 대역폭이 충분히 넓은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THD가 얼마나 적은지이다.
그래서 왜 콘덴서 마이크를 구매하지 말라고 하냐고?
우선 저가형 콘덴서마이크는 원가 절감을 위해 DC coupled out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마이크는 저음이 매우 빠져 소생 불가한 음원소스가 나오기도 한다. (물론 고가로 가면 극저역에만 HPF가 걸리는 방식으로구동되기도 한다.)
보통 마이크 제조사의 플래그쉽 제품엔 트랜스포머나 Fet-buffered out등을 사용한다. 왜그럴까? 100만원이 넘는 노이만의 TLM102도 Dc coupled out 이지만, 과연 이 제품이 노이만을 대표하는 마이크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심지어 얘는 싱글 다이어프레임이다.)
심지어 10만원 대에서 구매 가능한 SM57, SM58는 트랜스포머가 내장되어 있다. 그런데 굳이 40만원, 50만원 돈을 지불해 가면서 DC coupled out에 싱글 다이어프레임인 콘덴서 마이크를 구매할 필요가 있을까? 실제로 녹음해보면 이런 다이나믹 마이크가 저역 응답도 훨씬 좋은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 문서에서 설명했지만 물론 감도 얘기도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이다.
이러한 저렴한 콘덴서 마이크를 구매하는 입장이면 필히 홈레코딩 환경일 것이다. 전문 스튜디오 처럼 부스환경이 아닌 이상 다이나믹 마이크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예쁜 디자인으로 많이 구매하는 Blue baby bottle.. 감도는 무려 39.8mV/Pa이다. 옆집 발걸음 소리까지 녹음하고 싶지 않다면 장바구니에 빼는 것이 좋을 것이다.